童子石, 그 千의 얼굴
망자의 영혼을 지키는 童子石은 묘지를 지키는 수호신, 영혼의 시중꾼, 영혼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놀림꾼..
바람섬을 지키며 영혼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들 미래의 진혼가를 부르는 童子石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다.
제주 사람들은 오름을 중심으로 삶의 터전을 시작했고, 그렇게 살다가 다시 오름자락을 영혼의 안식처로 정한다. 때문에 어느 오름을 가나 마치 오름같은 무덤들이 있다. 산담도 쌓고 상석과 묘비앞에 자그마한 석상이 좌우에 서서 죽은 이를 지켜주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이 석상을 "童子石"이라 부른다. 童子石은 말 그대로 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童子石은 아이가 아닌 부리부리한 어른 모습인 것도 있는가 하면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여러 형태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야말로 千의 얼굴이다. 미술 평론가 김유정은 "망자의 영혼을 지키는 童子石의 역할은 묘지를 지키는 수호신, 영혼의 시중꾼, 영혼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놀림꾼이며, 종교, 주술적인 기능이 있다. 손에 무엇을 들었느냐에 따라 童子石의 직능, 종교, 일반신앙의 습합 정도를 잘 말해준다.
유교사회의 신분을 상징하는 홀(笏)은 제례 때나 조복 차림시 손에 드는 수판(手板)으로 특정한 직급을 나타내며 부채는 권위, 위엄, 여유를 나타내는 선비의 풍모와 풍운조화를 일으키는 무(巫)적인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술잔과 술병은 영혼의 시중꾼으로 영혼을 받드는 의미를 나타낸다.
방울은 주술적으로 악귀를 쫒는 벽사(僻事)관념을 보여주는 등 여러 형태, 여러 모양의 것들을 들고 있다."고. 그러나 童子石에서는 제주에서만 느껴볼 수 있는 독특한 미적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童子石의 美를 거론하려면 제주 돌을 먼저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화산섬 제주에는 대리석같이 윤기가 나고 단단한 돌은 없다. 대신 구멍이 숭숭 나고 거친 현무암이 대부분이다.
이 현무암을 가지고 기교 아닌 기교를 부리며 자연의 섭리에 한껏 다가서고자 하는 돌챙이(石工)의 심성을 알게 해 준다. “제주의 美란 정갈하거나 세련되기보다는 거칠고 투박하다.
복잡 미묘하다기보다는 단순하면서 옹골차다. 그리고 장대 웅혼하기 보다는 아담하고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는 김유정은 “童子石은 제주의 형상적인 독자성과 토착성 있는 조각으로서 제주인의 미적 감각과 조형의식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조형물이다. 그러므로 童子石은 제주의 대표적인 무덤조각인 만큼, 제주의 문화원류를 밝히는 데 더없이 소중한 미술사 자료이다.
제주의 童子石이야말로 바람섬을 지키며 영혼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들 미래의 진혼가.”라고 적고 있다. 童子石은 무덤을 지키고 영혼과 함께 하는 어쩌면 후손들이 못 다한 것들을 童子石이 대신 하고 있는지 모른다.
제주 선인들의 내세관과 함께 미적 감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문화유산인 童子石이 언제부터인지 무덤이 아닌 외딴 지역의 정원에 장식품으로 전락하고 있어 서글프게 하고 있다. 70년대 들어서 도내 곳곳의 무덤에 서 있던 童子石을 도굴꾼들이 파헤쳐 육지부로 밀반출하고 있다. 이 같은 도굴행위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져 자칫 제주의 童子石은 육지부 어느 정원에 가서 볼 날이 올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수백 년 동안 제주의 영혼을 지켜온 童子石. 꾸밈이나 기교를 부리기보다는 돌의 성질에 따라 음각과 양각의 표현으로 간단, 단순미가 있고 과감한 생략에 의한 파격적인 조형미가 돋보여 돌하루방과 함께 제주의 대표적인 석인 만큼, 제주의 문화원류를 밝히는데 더없이 소중한 인문학적 자료인 것이다.
자료출처 : http://blog.daum.net/blueribbon
'ijeju'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이색 등대, 이호 목마등대 - 바다를 달리는 몽생이를 빼닮은 등대 (0) | 2015.01.16 |
---|---|
[스크랩] 별 하나의 추억 "별자리 여행" (0) | 2014.12.18 |
[스크랩] 제주지역 모범음식점 (0) | 2014.11.22 |
[스크랩] 숲과의 산책 "자연 휴양림" (0) | 2014.10.22 |
[스크랩] 자연의 보배로움 "지질공원" (0) | 2014.09.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