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화창한 5월의 주말이다.
바람은 살랑살랑 불어오지만 미풍이고 훈풍이다.
지난주에는 에누리님과 둘이서 산행을 나서게 되더니만 오늘은 고인돌님과 둘이서...
나는 10년이 넘게 별다른 일만 없으면 주말 산행을 나서고 있지만 아직 젊은 사람들은 해야할 일들이 많아서 무리인가 보다.
첫 산행지의 정상에 세워진 산불감시 초소.
한낮도 아닌데 산지기는 느긋하게 잠을 자고 있다. 조금 전, 우리보다 앞서 다녀간 사람도 있었고 우리가 지나치며 인기척도 분명 들렸을 터인데 미동도 하지 않는걸 보면 이건 분명 근무태만인데...
깨울 걸 그랬나?
신록이 짙어가는 숲길은 더욱 정겹다.
이제는 꽃들이 많이 피어나고 있어서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는 일도 보태진 일과.
예전에는 보이는 꽃이면 무작정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었는데 이제는 지나치는 일이 태반이니 게을러진 것일까?
그보다는 대부분 담아본 꽃들이다보니 이제는 귀하거나 아니면 모델이 고운 녀석들 앞에서만 멈춰서게 되는가 싶다.
지난해에는 타이어 매트만 깔려있던 등산로에는 목책이 새로 설치되고 밧줄까지 묶여져 있다.
정해진 길을 벗어나지 말라는 뜻이고 그래서 주변 식생을 보호한다는 취지일텐데 목책 가까이 있는 나무마다 밧줄에는 저렇듯 못질을 하였음은 도대체 누구의 발상인고? 심지어 목책과 나무를 연결하는 못질까지 보인다.
목책 사이의 간격이 그리 넓지않으니 못질을 하지 않아도 전혀 문제가 없을듯 한데 말이다.
일을 시킨사람, 감독한 사람, 그리고 마지막 검사한 사람까지도 있을 텐데 아무래도 이해가 가지않는다. 그래서 자연은 있는 그대로가 가장 훌륭한 보존이고 보전임이 먼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짙푸른 초록으로 변해가는 시야.
아무래도 5월의 초록이 6월의 초록보다 더 곱다.
빼놓을 수 없는 인증샷.
오늘은 금난초, 은난초를 만났다.
금난초는 여기저기 고운 모습이 많이 눈에 띄는데 은난초는 이제 겨우 꽃망울을 틔우고 있어서 한참을 휘젓고 다녀서야 겨우 두어 개체를 찾을 수 있었다.
역시 봄이 좋다.
봄이라는 이유만으로도...
2013.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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