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총으로 만든 필수품 "갓" - 고급 말총과 제주여인들의 섬세한 손길
따사로운 가을볕에 풀을 뜯고 있는 포실한 제주의 말, 예부터 제주는 말이 살기 좋은 환경과 더불어 말꼬리와 갈기털로 만든 갓과 탕건, 망건 등 말총공예가 발달하였다. 선비의 필수품이었던 갓과 탕건이 제주에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고급 말총과 제주여인들의 섬세한 손길 천고마비 계절인 요즘은 말들의 털빛이 유난히 윤기가 흐른다. 사계절 마음껏 풀을 뜯을 수 있는 너른 초원이 있어 말들의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제주.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자란 말들은 당연히 좋은 털을 가졌고, 질 좋은 말총으로 만든 제주의 갓과 탕건, 망건 등은 아주 좋은 품질을 자랑했다. 제주의 말총공예는 주로 남자들이 갓을 만들었던 타지방과 달리 여인들의 일이었다. 어머니가 딸에게 갓일을 물려주었고, 대대로 여인들이 갓과 탕건, 망건을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갓과 탕건, 망건 등은 무역선을 타고 타지로 고가에 팔려나갔으며 거친 환경으로 인한 어려운 살림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게 누구 없느냐" ~ 도포자락 휘날리던 선비들의 필수품.
조선시대 사극을 보면 어린아이도 선비와 상민을 나눌 수 있는 차이가 있다. 바로 갓을 쓴 사람이 양반이고 쓰지 않은 사람은 상민인 것이다. 이렇게 갓은 조선시대에 신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역할을 하였다. 촉감이 좋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윤기나는 세련된 검은 빛깔과 고운 결은 세계 어느 나라의 관모를 보더라도 찾아보기 쉽지않은 품위와 우아함이 어우러져 있는 작품이다. 이 섬세한 예술품인 갓은 총모자와 양태로 크게 두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갓에서 컵처럼 생긴 머리부분을 총모자라고 하고, 평평한 차양을 양태라고 한다. 이 둘은 비슷해 보이지만 재료가 전혀 다르다. 총모자는 실처럼 가는 말총이나 쇠총으로 `모자골"이라는 원통형 나무틀에 고정시켜 `골머리"라는 받침대에 올려놓고 겯어 낸다. 이렇게 겯어진 총모자는 말총의 굵기가 가늘수록 좋고, 간격이 일정하고 촘촘할수록 상품(上品)으로 값을 더 쳤다고 한다.
양태는 대나무의 딱딱한 겉껍질만 실처럼 가느다랗게 쪼갠 대오리를 겯어 만들었다. 원형의 평평한 양태틀에서 만들었는데 그 지름이 크고 결이 고울수록 값이 더 비싸다고 한다.
말총공예는 워낙 섬세한 작업으로 이루어져 총모자와 양태를 만드는 장인이 다르고 이를 만드는 장인을 총모자장과 양태장이라 따로 불리었다. 이렇게 만든 총모자와 양태는 원래의 말총색깔과 대나무의 밝은 색깔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데 `사지"라는 말총붓으로 먹칠을 하여 염색한 후, 두 개의 부분을 하나로 견고하게 이어 옹근 갓으로 완성했다.
과거에도 귀해 양반들만 쓰고 다닐 수 있었던 갓이 지금은 좋은 재료도 구할 수 없고 만드는 장인들도 귀해져 이제는 시가만도 수백만원대라고. 소중하게 여겨 왔던 관모인 갓이 장인과 전수자가 사라져가면서 잊혀져 가는 생활문화유산이 되어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한올한올 엮인 우리민족의 전통 우리 민족의 의생활에서 필수품목의 하나였던 갓. 이제는 의복의 변화와 단발령 이후 점차 수요가 줄어들어 무형문화재로 보전되어 전승되고 있다. 서양복이 보편화된 현대에서 갓과 탕건이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의복이 바뀌고, 먹고, 자는 생활이 서양화로 바뀌어 간다고 해도 바뀌지 않는 우리 한민족의 전통이 자긍심 높은 선비의 머리에 씌어졌던 갓에서 느낄 수 있는 정신이 아닐까 한다.
턱없이 낮은 지원금과 전승자를 찾기 힘든 현실에서 묵묵히 전통의 맥을 이어가는 장인정신과 제주의 소중한 문화를 후세에도 전해줄 수 있도록 좀더 실질적인 문화사랑이 절실히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한다.
☞ 자료 출처 : 제주몰 www.jejuma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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