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김길자
햇살 한 가닥 휘어잡고
봄을 열며
들녘에서 외롭게 피던 날
슬픈 미소 보내며
향기로 그림자 찾아
살랑대며 애무하는 바람아
표정 지운 꽃들마다
설움 삭이다
눈송이처럼 떨어져도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던
연한 핑크빛
한 아름 담아 보낸다
그리움이 머문 꽃잎 속으로
벚꽃/ 권오범
어떤 감미로운 속삭임으로
자릿자릿 구워삶았기에
춘정이 떼로 발동했을까
튀밥 튀듯 폭발한 하얀 오르가슴 쫓아
겨우내 오금이 쑤시던 꿀벌들
실속 차리느라 살판난 강가
꽃샘이 끼어들도록 방관하더니
본분 잃지 않고 서두르는 걸 보면
봄바람아, 너 정말 오지랖 넓다
화끈한 누드쇼 이끌고 방방곡곡
사람사태 나도록 쏘삭거리는 일
참말로 잘하는 짓이다
벚꽃의 꿈/ 유응교
가야야 할 때를 알고 가는 일은
얼마나 아름답고 눈이 부신가.
일시에 큰소리로 환하게 웃고
두 손 털고 일어서는 삶이 좋아라.
끈적이며 모질도록 애착을 갖고
지저분한 추억들을 남기려는가.
하늘아래 봄볕 속에 꿈을 남기고
바람 따라 떠나가는 삶이 좋아라
벚꽃/ 안영희
온몸
꽃으로 불 밝힌
4월 들판
눈 먼
그리움
누가
내 눈의 불빛을 꺼다오.
벚꽃/ 이영지
현깃증 어지럼증 도지는 날이로다
하늘이
얼굴에다 덧분을 잔뜩발라
눈 둘 길 몰라몰라라
지금 내 눈
뱅글
뱅
돌아라
봄만으로
꽃나무 동네만도
나로선 과분하여 몸 둘 길 모르는데
분홍의 얼굴되라고 덧분까지 발라서
현깃증 돌아돌아
발길이 뒤뚱뒤뚱
파아랑 모자까지
아이고
마
내사 마
눈 둘 길
없어라 마아
모르겠다
봄
사
내
출처 : 나눔 세상
글쓴이 : 자파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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