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파리님

[스크랩] 봄은 맞는데

속심해 2013. 3. 17. 20:33

 

 

분명 봄은 봄이건만 봄 같지 않아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 함은 변덕스런 날씨 탓일 게다.

어제만해도 따스한 햇살이 참 반갑더니만 오늘은 아침부터 잔뜩 찌푸린 날씨에다 바람마저 세게 불고 오후에는 비가 내린다고 한다.

아직 나무들은 초록빛 옷으로 갈아입지 못하였지만 날씨 탓인지 눈으로 바라보는 풍경도 몸으로 느끼는 체감도 마치 겨울 느낌이다.

 

 

 

안돌오름 정상.

봄이라고 겨울 장갑도 빼고서는 반장갑을 준비하고 나선 길인데 나를 제외한 일행 모두가  겨울 장갑을 끼고있다.

정상에서 마시는 커피 맛은 늘 일품이지만 결국 오름 자락까지 내려와 바람을 피하고서야 여유를 즐길 수 있었으니...

 

 

 

 

안돌오름에서 밧돌오름까지 붙여서 산행을 하면서 드문드문 피어난 꽃들을 만난다.

햇살이 비치질 않으니 양지꽃이며 산자고는 아예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제비꽃은 여기저기 많이 보이지만 그 구분이 너무 어려워서 여러해 전부터 아예 사진 찍기를 포기한 터.

썩 좋은 모델은 아니지만 올해 처음 만난 기념으로 솜나물과 할미꽃 인증샷을 담는 것으로 만족키로 한다.

개별꽃은 무더기로 곱게 피어난 모습이 눈에 띄었지만 햇살이 없는데다 바람이 많이 불어 포기해버리고...

 

 

 

세번째로 거슨새미오름을 오르며 능선에 닿으니 멀리 일출봉의 모습이 아스라이 보인다.

따사롭고 포근한 날씨라면 아무데고 주저앉아 느긋하게 봄 정취라도 즐기련만 바람은 자꾸만 발걸음을 재촉하기만 한다.

 

 

 

조금씩 빗살이 보이기 시작한다.

늘푸른님은 이왕 나선 길에 하나쯤 더 올라보고 싶은 모양이지만 바람에 비까지 맞으면 다ㅏㄹ가운 일은 아니기에 그냥 돌아서기로 한다.

 

 

 

그래도 둘러보면 파릇하니 초록빛 봄기운으로 물들어가는 모습들이 보인다.

봄이 맞긴 맞는데

봄을 느끼기엔 뭔가 부족했던 나들이.

그러다가 오는 듯 가버리고 말 봄이지만....

 

 

2013. 3. 17.

 

 

 

 

출처 : 자파리세상
글쓴이 : 자파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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