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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제주사람과 함께 해온 `구덕`

속심해 2013. 2. 22. 20:32

 

 

★ 제주사람과 함께 해온 "구덕" - 송키구덕 떡구덕 애기구덕 물구덕...
 
구덕은 대나무로 만든 장방형의 바구니를 이르는 말이다.
제주도바구니는 바닥이 네모지며 속이 깊다. 채소를 담는 것을 ‘송키구덕’, 떡을 담는 것을 ‘떡구덕’이라고 부르는 등 용도에 따라 명칭이 다르다. ‘동고량’이라는 대나무로 짠 도시락 바구니도 있다. 물 길 때 사용하는 허벅항아리를 직사각형의 대바구니인 물구덕에 넣어 등에 지고 물을 길어 날랐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밭일에 집안일에 게다가 물질까지 해야 했던 제주여인들은 밭에 일하러 갈 때 애기구덕(아기를 눕혀 재우는 바구니)을 가지고 가서 아이를 옆에 재워두고 일을 하였다. 지금은 플라스틱 그릇에 밀려 설자리를 잃었지만 구덕은 이모저모 쓰임새도 많고 찾는 이가 많았던 제주사람들에게 요긴한 생활용품이었다. 
 

 

변규서옹이 살고 있는 맨돈지, 지금의 도련2동은 예부터 죽세품가공으로 알려진 곳으로 마을 모양이 매화꽃과 같다고 하여 매촌(梅村, 맨촌)이라 불리던 마을이다 “맨촌 구덕은 눈 감앙 사도 곱다(매촌에서 만든 구덕은 보지 않고 사도 곱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견고하고 모양새 좋은 죽세품의 생산지였다. 수십 명에 이르렀던 구덕 만들던 사람들이 이제는 감귤농사를 하거나 다른 일을 하고 있다. 마을 곳곳에 대나무 숲이 눈에 띠는데, 그 대나무로 그릇을 만들 사람이 없음에 안타까울 뿐이다. 그나마 힘들고, 찾는 이 없다하여, 손 놓지 않고, 지금까지 애기구덕을 만든 변규서옹에 의해 전통의 맥이 이어지고 있어 참으로 다행스럽다. 변규서옹이 죽세품을 만들기 시작한 때가 15세부터라고 하니 강산이 변해도 몇 번을 변했을 세월동안 제주의 대나무공예와 함께 해온 셈이다.
“구덕하나 만드는 게 쉬운 게 아냐, 애기구덕 하나 만들려면 4일은 걸려.” 변규서옹이 만든 애기구덕을 만져보니 어찌나 촘촘하게 짜졌는지 물에 젖어도 모양새가 전혀 변하지 않을 정도로 짱짱하다. “이만큼 만들 사람 없어”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변규서옹의 모습에서 구덕 만드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수 십 년의 세월동안 대나무를 결어왔던 힘의 원천이리라. 
 

 

애기구덕 하나가 완성되려면 여러 단계의 과정이 필요하다. 숲에 가서 대나무를 캐 와서는 길이 4~5m정도, 폭 1cm정도로 잘라놓은 것을 나무망치로 얄팍하게 두드려서 구덕의 밑바닥 창을 만들 놀대(그릇의 밑바닥과 기둥을 이루는 대)를 준비한다. 손이 아닌 입으로 대를 죽죽 찢어내어 가늘게 바수어 조를대(그릇을 지그재그로 엮어가는 아주 가는대)를 만들고, 촘촘하게 대를 결어 마지막으로 다래나무나 삼동나무 등을 적당히 잘라 둥글게 휘어놓은 바우낭으로 테두리를 단단히 쳐서 끝마무리를 한다. 구덕을 만들 때 대가 꺾어지지 않으려면 4~5번은 물에 적셔야 한다. 손도 많이 가고 힘도 많이 드는 과정 하나하나를 거치면서 제 모습을 찾아가더니, 단단하고 탄력이 있는 애기구덕이 완성되었다. 각종 대나무 그릇 외에 창작하여 대나무공예품을 만들기도 하는 변규서옹에게 대나무를 겯는 것이 천직이자 즐거움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통이 어떻게 한사람의 힘만으로 이어질 수 있으랴. 만드는 사람이 없어 제주의 죽세품이 사라질까봐 걱정이라며, 묵묵히 대나무를 결어 구덕을 완성시키는 변규서옹의 장인정신이 제대로 평가받고 그 맥이 계속 이어져갈 수 있도록 대책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 허벅과 물구덕
허벅은 물을 길어 나르는 동이로 제주도 고유의 것은 모양이 독특하다. 몸통은 둥글고 부리는 좁으며 바닥은 평평하다. 직사각형의 대바구니인 물구덕에 넣어 등에 지고 물을 길어 날랐는데, 물구덕 아래에는 대를 쪼개어 만든 받침이 있고, 등에 질 수 있도록 밧줄이 달려있다.
 

 
☞ 자료 출처 : 제주몰 www.jejumall.com

 

 

 


출처 : 자파리세상
글쓴이 : 자파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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