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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정월대보름 들불축제

속심해 2012. 2. 17. 21:40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는 소망과 환희의 축제 - 정월대보름 들불축제
음력 1월15일 한 해를 시작하는 정월 대보름은 한 해 동안 이루고자하는 일을 계획하고 소망을 기원하는 날이기도 하다. 풍요로움의 상징인 커다란 보름달을 보며 지난해의 액운은 태워버리고 새해의 소망을 밝혀보는 것은 어떨까?
 
불「火」·말「馬」·달「月」·오름「岳」 그리고 사람「人」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민속축제의 흥겨움. 제주에는 해마다 겨울이면 마소를 방목하는 목야지에 불을 놓는 ‘방애’라고 하는 들불놓기 풍속이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들불놓기를 하면 잡초와 목초에 서식했던 해충들이 깨끗이 타면서 새해에는 영양가 있고 부드러운 목초가 자라나 말과 소를 건강하게 키울 수 있었다. 불[火]·말[馬]·달[月]·오름[岳] 그리고 사람[人]의 축제인 정월대보름 들불축제는 오름을 태우며 이러한 전통풍습을 경험하고 한해의 소망을 기원하는 겨울철 민속축제로서 단연 돋보인다. 
  

 

화려한 순간만큼이나 기대감과 설레임이 있다. 새별오름은 어른 키보다 훨씬 큰 달집에 소원을 써 붙이는 사람들과 오름을 오르는 사람들, 전통놀이를 즐기는 사람들로 대낮부터 문전성시를 이룬다.
풍물놀이와 함께 암말을 두고 두 숫말들이 싸우는 말사랑 싸움놀이, 커다란 돌을 들어올리는 듬돌들기, 초가지붕을 묶어놓는 집줄놓기, 연날리기 등 전통놀이판에는 추운 날씨에도 사람들이 자리를 떠날 줄을 모른다. 민속공연과 굿판이 벌어지면 어느새 흥겨운 풍악과 사람들의 어울림에 자연스럽게 춤판으로 이어진다. 해가 기울어지면서 축제는 더욱 그 열기를 더한다. 축하인사와 함께 횃불을 든 장정들이 오름으로 올라가기 시작하면서 저마다 달집에 써 붙인 소원들이 잘 타올라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빌어본다. 해가지길 기다린 사람들은 횃불을 따라 눈으로 오름을 오른다. 드디어 달집에 하나씩 옮겨지는 불씨는 사람들의 기대감과 설레임을 담아 힘찬 몸짓으로 더욱 크게 타오른다.
 

 

불구경을 하며 소원을 함께 빈다. 달집이 타오르면서 어느새 불길에 휩싸인 오름에는 ‘무사안녕’이라는 커다란 소망이 타고 있다. 물론 달집에 붙여둔 수많은 소망들도 오름이 타오르는데 한 몫을 한다. 하늘에는 수많은 연이 날고, 활활 타오르는 달집과 오름 위로 불꽃놀이가 ‘펑’하고 더해지면 탄성소리가 주위를 열광하게 한다. 별이 쏟아져 내리고 환상속의 세상이 레이져 쇼의 현란함을 더해 넋을 잃기도 하고 누구나 이 장엄한 모습을 남기고 싶어 사진을 찍느라 야단법석을 떤다. 상기된 얼굴로 가족과 연인과 함께 한해의 아쉬움을 태워 보내고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불길에 새해에 품은 소망을 한마음으로 빌어본다. 멀리서도 타오르는 열기가 느껴질 정도로 큰 불빛과 열기는 싸늘한 볼에만 와 닿는 게 아니라 내 가슴속까지도 다가와 묵은 감정들을 활활 사라져버리게 한다. 들불 축제는 그렇게 정월대보름의 밤을 붉게 태우고 사람들의 마음을 태우고 있다.
 
밤하늘을 밝히는 불길과 함께 쥐불놀이에 여념이 없는 아이들. 오름이 불타고 있을 때, 아이들은 저마다 철사를 꿴 깡통 하나씩을 들고 쥐불놀이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 옛날에는 소나무 송진이 많이 붙은 관솔이나 말린 쇠똥을 모았다가 태웠다는데 그런 것을 알리 없는 아이들도 불씨가 담긴 깡통을 돌리는 폼이 제법이다. 불깡통으로 원을 그리며 정월대보름을 보내는 아이들은 손 시린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휙휙’ 불놀이에 빠져 있다. 별똥별처럼 떨어지는 재를 보면서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오늘은 ‘불장난하면 오줌 싼다.’는 야단은 맞지 않아도 되는 신나는 날이 아닐까? 어른들은 큰 산을 태우고 있지 않은가.
 

 

가슴 속에 타오르는 불꽃이 남아, 밤이 깊어지고 달집이 모두 타버릴 때까지 오름을 바라보면서 가슴속에 해묵은 먼지들이 모두 타서 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새롭게 타오르는 가슴속의 새로운 불꽃 역시 느낄 수 있다. 정월 대보름 들불축제는 단지 오름 하나를 태우는 것이 아니라 가슴속에 희망의 불을 옮기는 것이 아닐까. 한겨울의 싸늘함을 이겨내고 모두의 가슴속에 따스한 불씨를 나누고 돌아가는 길은 이미 겨울이 아니다. 잘 탄 오름은 새싹이 돋아 봄이면 말과 소들이 노니는 천국이 되어 있을 것이고 새해의 소망과 계획에 사람들은 가슴이 부풀어 추위를 모르게 되니 말이다.
 

 

 

☞ 들불축제 홈페이지 www.buriburi.go.kr
☞ 자료 : 제주몰 www.jejumall.com
 

 

 

출처 : 자파리세상
글쓴이 : 자파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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