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황사가 몰려오고, 돌풍이 불며, 비마저 내리겠다던 날.
꼼짝말고 방을 지키는 것이 가장 현명한 날에
문득 파도치는 바다가 보고싶어 찾아간 곳은 지삿개였습니다.
아름다운 주상절리의 모습 대신에
온통 파도가 삼켜버린 바닷가는 또 다른 모습으로 마주섭니다.
밀려오고, 밀려가고
부딪치고, 부서지고
용틀임하듯 날뛰는 바다의 모습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덩달아 가슴이 뜁니다.
깊은 허망에 이미 닿아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는 몸이 되었을 때
나는 바다로 가리라 소리쳐 울리라
제주바다는
맨살의 얼굴로 소리쳐 울 때 아름답다
김순이님의 시 '제주바다는 소리쳐 울 때 아름답다'라는 시의 한 부분입니다.
저렇듯 무섭게 꿈틀대는 바다를 바라보면
오히려 가슴은 활짝 열리고
도망가기보다는 차라리 부딪쳐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솟구칩니다.
몸에 휘감기는 바람.
몸에 달라붙는 포말.
높은 절벽을 차고 오르는 저 모습이
바로 지삿개로 달려온 이유였습니다.
아무때나 보여주지 않는 지삿개의 유혹이었습니다.
제주를 여행하다가
문득 바람이 세게 불고 파도가 높아지면
지삿개로 달려가 보십시오.
두고두고 잊지못할 추억 하나를 담을 수 있을테니까요.
........... 제주 중문 지삿개에서
출처 : 송암의 포토스토리
글쓴이 : 자파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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