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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외돌개

속심해 2016. 7. 19. 21:06

 



 

 

옛날  노부부가 이곳에서 고기잡이를 하면서 살았다.  풍족하고 넘쳐나는 윤택한 삶은 아니었지만 서로 의지하고 바다와 자연을 벗삼아 항상 모든 것에 감사하고 순응하며 살던 어느날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할아버지는 바다에 나갈 채비를 했다.  할머니는 걱정스러워 “양, 오늘이랑 바당이 새난 나가지맙써”라고 만류해 보지만 “경, 조들지마라게 홋설만 허당 오크매” 하고는 어망을 어깨에 둘러메곤 바다로 향했다.
 
그 뒷모습을 지켜보는 할머니는 왠지 걱정이 앞섰지만 별일이야 있겠냐는 듯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집안일을 돌봤다.  그러다 갑자기 몰려드는 시커먼 구름과 거세게 출렁이는 바다가 예사롭지 않다 싶더니 금새 굵은 빗방울이 온 바다를 삼킬 듯 쏟아져 내렸다.  바다에 나간 할아버지 걱정에 할머니는 내내 근심이 끊이지 않았다.  고기잡이나간 바다의 바위언저리에 서서 “하르방! 하르방!”하고 소리쳐 불렀다.
 
애타게 부르는 소리는 거센 파도가 삼켜버려 아무 소용없다.  날이 저물어도 할아버지는 돌아올줄 모르고 혹시 다른길로 먼저 돌아와 있을까 한걸음에 집으로 달려가 보지만 텅빈 집만 덩그러니 있을뿐.
순간 할머니는 불길한 생각으로 아찔하기만 했다.
 
날이 밝고 지난밤의 폭풍우도 잠잠해졌건만 할아버지는 끝내 돌아올줄 모르고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났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른다.
할아버지가 없는 세상에 할머니의 인생은 이미 무의미해 버린 것 마냥 넋놓고 서있을 뿐이다.  이제 다리는 움직일수도 없고 그 순간까지도 ‘하르방!하르방!’외쳐대지만 소리는 어디론가 숨어버리곤 가슴속에서만 울렸다.  그렇게 몸은 조금씩 굳어져갔고 몇날 몇일 하염없이 기다리던 할머니는 끝내 돌이되어 버렸다.
 
이렇듯 슬픈이야기의 할머니 바위가 바로 외돌개다.
지금도 외돌개에 가보면 바위끝에는 사람의 머리카락처럼 나무와 풀들이 자라고 있고 그 왼편으로 할머니의 이마와 깊고 슬픈 눈망울과 콧등의 윤곽이 어렴풋이 보인다.  게다가 쩍 벌어진 입모양은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외치며 찾던 모습 그대로다.
 
그리고 외돌개 바로 밑에는 물위에 떠 있는 듯한 바위가 있는데 이 할머니가 돌로 변한후 할아버지의 시신이 떠올라 돌이 된것이라고 한다.  이런 전설을 간직한 외돌개 뒤로 선녀바위라는 기암절벽이 도이 되어버린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안스러운 듯 병풍처럼 펼쳐서 감싸안고 있다.
 

 

자료출처 : http://blog.daum.net/blueribbon

 

 

 

출처 : 자파리세상
글쓴이 : 자파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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