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방사탑
제주도는 돌의 섬이다. 화산섬의 특성상 제주도는 돌이 많다. 이렇게 흔한 돌은 실생활에도 이용되어 왔는데 예부터 제주인들은 그 돌로 심한 바람을 이겨낼 든든한 돌담을 쌓고, 조상님 무덤에 산담을 쌓기도 하였다. 그리고 민간 신앙과 어울려 마을 입구의 든든한 지킴돌인 ‘방사탑’을 쌓아 올렸다.
제주에서는 예부터 탑을 쌓아 마을의 액을 막으려는 민간신앙이 있었는데, ‘거욱대’ 혹은 ‘거오기’, 지역에 따라서는 보호탑이라고 불리는 ‘방사탑’이 그것이다.
제주를 여행하다 보면 해안이나 밭담, 유명관광지 입구 등에 세워진 방사탑을 볼 수가 있다. 단아하면서도 듬직하게 쌓인 방사탑. 그 신앙적 의미를 따지기 전에 하나의 예술품 같은 느낌마저 든다.
방사탑은 제주만의 고유 문화는 아니고 타지방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마을의 안녕을 염원하던 민간 신앙의 한 형태라는 점에서 서낭당의 돌무더기나 석굴원의 돌석상 위에 있는 돌무더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방사탑은 마을의 흉년이나 풍랑 등 재앙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지관이나 무당의 지시에 따라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모여 쌓았다. 마을 사람들은 이러한 탑에 대해 커다란 믿음을 갖고 있었다고 하는데 얼마나 그 믿음이 컸던가는 다음의 일화를 보면 알 수 있다.
제주도 '대정'이라는 마을에서는 마을에 있던 방사탑을 한때 훈련소를 짓는데 사용해 버렸다. 그 후 마을에는 흉년, 화재 등 갖가지 흉사가 겹쳤고 그제야 다시 복원하여 세웠더니 감쪽같이 그런 일이 사라졌다고 한다. 이렇듯 방사탑은 마을 사람들에게 정신적 지주가 되어왔다. 제주를 여행하다보면 이따금 만나게 되는 방사탑.
무심코 쌓아 올리던 돌무더기가 아니라 돌멩이 하나하나에 선인들의 염원이 깃들었다고 생각하니 마치 옛 제주인의 갈옷을 입은 듯한 포근함이 느껴진다. 어슴푸레 피어나는 옛 선인들의 정성처럼 말이다.
자료출처 : http://blog.daum.net/blueribb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