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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촘항

속심해 2012. 8. 13. 20:11

 

 

샘물은 길어다가 저장해 두면 여름에는 일주일만 지나도 변질이 되었으나 천수(天水)는 받아서 석달 이상이 되면 오히려 샘물 이상으로 맑고 깨끗해져 물맛이 좋아 음료수로 사용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모든물이 다 그렇지만은 않았다. 당연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기에 그 안에 개구리를 길러 식수와 썩은 물을 구분하는 지혜를 보였다.
 
제주도의 지질을 보면 지표면이 투수성이 강한 현무암으로 구성되어 있어 비교적 많은 강우 량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물이 지하로 빠져들어, 하천은 거의 대부분 건조한 상태의 날이 많다. 이러한 지형적 특수성 때문에 제주도는 해안 지역에는 지하에서 흐르던 물이 솟아나는 용출수들을 찾아 이를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었지만, 한라산 중산간 지역의 산촌이나 우물통이 먼 지역에서는 물을 구하기가 더욱 힘이 들어 비가 올 때 지붕이나 나뭇가지로 흘러내리는 물을 받아먹는 일이 많았다. 지붕 위에 내린 빗물이 집가지(처마)를 통하여 떨어지는 물을 ‘지신물(지샛물)’이라 하며, 나뭇가지로 받은 물을 ‘촘받은물’이라고 한다. 이러한 작은 생활 습성 하나에서도 자연을 이용하는 생활의 지혜가 돋보이는데 그 중에서도 지붕에서 얻어지는 물보다 나무에서 얻어지는 물은 좀 더 힘을 들여야했다.

  

 

나무 중에서도 물이 쉽게 닿을 수 있는 잎이 넓은 활엽수의 수목에 특히 족낭(때죽나무) 가지에 '새'로 처녀의 머리댕기처럼 땋아 '촘'을 만들어 묶고 그 밑에 '항'을 놓아 넓은 잎에 모인 물이 촘을 타고 흐르게 하여 물을 모았었는데 이를 ‘촘항’이라고 한다. 옛날 부잣집에서는 큰 항(독)을 10여개씩이나 두어 ‘촘받은물’을 채워두었고, 이렇게 받아놓은 물을 몇 년씩이나 묵히기도 했다고 한다. 심지어는 10여년을 묵혔다고 하는데 이상스러운 일은 이 물을 오래 두어도 썩지 않았다고 한다. 샘물은 길어다가 저장해 두면 여름에는 일주일만 지나도 변질이 되었으나 천수(天水)는 받아서 석달 이상이 되면 오히려 샘물 이상으로 파랗게 맑고 깨끗해져 물맛이 좋아 음료수로 사용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모든 물이 다 그렇지만은 않았다. 당연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기에 그 안에 개구리를 길러 식수와 썩은 물을 구분하는 지혜를 보였다.
 

 

비록 물이 부족한 지방이라 오히려 물을 아껴 쓰는 지혜가 더 발달했을 제주도는 아직도 물이 귀하다. 아니 제주뿐만 아니라 모든 이에게 물은 귀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자연이 주는 고마움을 모르고 오히려 자연을 다스리려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자연에 순응하면서 살았던 과거에 비해 자연의 이상현상이 많이 보이고,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은 물이 흘러야할 하천을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으로 만들어 버린지 오래다. 심지어는 가을에 피어야할 코스모스도 여름에 피는 현상을 보이는 것은 자연이 노(怒)한 듯 싶다. 결코 우리가 뿌린만큼 자연은 우리에게 되돌려 준다. 자연에 순응하는 자세 이젠 다시 한번 조상의 지혜를 본 받아 자연과 함께하는 법을 배워야 할 때이다.

 

 

자료출처 : http://blog.daum.net/blueribbon

 

출처 : 자파리세상
글쓴이 : 자파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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