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제주 바람의 여신 `영등할망`
★ 제주 바람의 여신 "영등할망" - 제주에는 바람의 신이 바람을 관장한다.
제주에는 바람의 신이 있어 바람을 관장한다. 그런데 그 바람의 신이 변덕이 심하기가 한정없다. 그래서일까? 제주는 일년 사철 내내 바람 잘 날 없다. 특히 2월을 영등달이라고 하는데 제주 바람의 신인 영등할망이 들어오는 2월 초하루에서부터 나가는 보름까지는 어김없이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는 등 궂은 날씨가 이어진다. 날씨가 추우면 옷 좋은 영등할망이 왔다고 하고 비가 오면 우장(비옷)쓴 영등할망이 왔다고 한다. 이번에는 영등할망의 자취를 따라가며 제주인의 생활을 엿보자.
옛날 인간세상의 사람도 저승세계의 사람도 아니고 용궁의 사람도 아닌 영등이라는 신이 제주바다의 수평선 저너머에 살고 있었다. 어느날 제주 한림의 한수리 마을 어부들이 고기잡이를 나갔다가 거친 태풍을 만났다. 어부들이 탄 배는 사나운 파도에 휩쓸려 무서운 외눈박이 거인들이 사는 나라로 흘러가게 되었다. 외눈박이는 이마 한가운데에 큼지막한 눈이 하나 달려있고 몸체가 거대한 무서운 괴물이었다. 그래서 이를 보고 있던 착한 영등은 그 어부들을 구해야 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어부들이 탄 배를 숨겨주었다. 외눈박이들은 눈에 불을 켜고 그 어부들을 찾기 시작하였다. 그러다 영등이 보이자 외눈박이 거인들은 영등에게 어부들을 보았냐고 물었고, 영등은 당연히 지나가는 개미 한 마리도 못 봤다고 거짓말을 하였다. 외눈박이들은 어부들을 놓쳤다고 투덜대면서 돌아갔다.
파도가 잔잔해지자 영등은 어부들을 풀어주면서 고향마을에 도착할 때까지 `개남보살’을 부르며 돌아가도록 타일러서 보냈다. 어부들은 그러리라고 맹세하면서 영등에게 감사하며 고향을 향해 출발하였다. 어부들은 계속 ‘개남보살’을 외우며 항해를 하였다. 그러던 중 고향마을이 앞에 보이자 너무 기쁜 마음에 ‘개남보살’을 외우는 것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 순간 다시 거대한 폭풍이 휘몰아쳐 어부들이 탄 배는 다시 외눈박이들이 사는 곳까지 떠내려가고 말았다. 다행히도 영등이 아직 그곳을 떠나지 않고 있어 되돌아온 어부들을 맞이하게 되었다. 어부들은 다시 영등에게 자신들을 살려달라고 애원하였다. 영등대왕이 말하기를 `거기에 王石을 들어올려 그 속에 앉아 숨어라"고 하였다. 어부들이 그 속에 들어가니 잠시 후 외눈박이들이 개(太)을 데리고 몰려들어 밥반찬이 어디에 갔느냐 하며 개를 앞세워 여기저기 찾았으나 어부들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영등할망이 개와 외눈박이들을 속여 어부들을 살린 것이다. 몸집은 거인이지만 마음이 착하고 여린 영등은 다시 이 어부들을 안전하게 고향으로 돌려보내 주었다. 영등대왕이 말하기를 `이번은 도착할 때까지 개남보살을 부르라’고 하면서, `고향으로 돌아가면 음력 二月 初一日에는 나를 잘 생각하라" 하였다. 이에 어부들은 개남보살을 부르면서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불행히도 외눈박이 거인들이 모여들어 영등이 자기들을 속여 어부들을 살려주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화를 내어 영등을 죽여 세 토막을 내어 바다에 던져버렸다. 그래서 영등대왕의 머리(首)는 우도해안에 오르고, 잔등부분(中文)은 제주시 칠머리당 아래 올랐으며, 발(足)부분은 물케(현 한수리) 매출물 위로 떠올랐다. 물케의 그 어부들은 자기 생명의 은인인 영등대왕의 사체(死體)를 모아 현 대림 하동 1888 번지에 영등하르방당을 석축(石築)하여 그 영혼을 모시고 극진한 정성으로 영등할아버지의 혼을 위로하였다.
이후 영등신은 고기잡이 어부들이나 해녀들에게는 항해의 안전을 지켜주는 수호신이며, 해산물의 풍요를 가져오는 신으로 불려졌다. 이때부터 제주 백성들은 바다의 재앙을 막아준 영등의 은혜를 생각하여 해마다 음력 2월 초하루부터 15일까지 영등굿을 지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영등굿을 국가에서 ‘국가무형문화제 71호 (제주칠머리당굿)’이라는 명칭으로 지정하여 해마다 제주시 사라봉에서 이를 재현하고 내외에 공개하고 있다. 제주도 특유의 해녀신앙과 민속신앙이 담겨있으며 우리나라 유일의 해녀굿인 칠머리당굿이 2009년 9월 30일 유네스코(UNESCO)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제주 칠머리당영등굿은 제주시 건입동의 본향당인 칠머리당에서 하는 굿이다. 당굿은 칠머리당에서 음력 2월 1일에 영등호나영제와 2월 14일에 영등송별제로 한다. 주민들은 영등신이 환영제보다 성대한 송별제를 받고 이튿날인 15일에 구좌읍 우도(牛島)에서 다시 송별제를 받은 뒤 떠난다고 믿는다. 따라서 환영제 때는 배의 주인이나 신앙심이 깊은 이들만 모여서 간소하게 굿을 하고, 송별제는 어업관계자와 해녀, 그밖의 신앙민들이 많이 모인 가운데 하루종일 큰 굿으로 치른다.
제주에서는 영등굿을 하는 동안에는 결혼식을 하지 않고 제사나 장례가 있으면 영등의 몫으로 밥 한 그릇을 마련해야 탈이 없다고 믿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때 바다의 소라와 보말(고등) 등 껍데기가 있는 해산물은 껍질이 텅텅 비어있다고 하는데, 이는 영등할망이 와서 모두 까먹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해변의 보말을 까먹으면서 미역, 전복, 소라와 같은 해산물의 씨를 뿌려 번식하게 하는 등 어업과 농업에 풍요를 준 뒤 다시 소섬을 거쳐 본국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영등에 대한 명칭은 영등대왕, 영등하르방, 영등할망 등으로 불렸으나 최근에는 영등할망이 보편화되었다.
※ 영등에 대한 명칭은 영등대왕, 영등하르방, 영등할망 등으로 불렸으나 최근에는 영등할망으로 불려지고 있다. 바람이 많은 섬, 제주의 바람의 여신인 영등할망은 변덕이 심한 신이었지만 고기잡이 어부나 해녀들에게 해상의 안전을 지켜주고 제주인들을 보호해주는 수호신이다. 제주 백성들은 바다의 재앙을 막아준 영등의 은혜를 생각하여 해마다 음력 2월 초하루부터 15일까지 영등굿을 지내기 시작하였다.